1권 줄거리
‘귀신 박사’ 3학년 2반 마리지는 학교 도서관에서 신간 『홍콩 할매의 피 흘리는 저주』를 읽다가, 옆에 있던 강기둥, 배시우에 함께 책으로 빨려 들어간다. 주인공이 안 무섭고, 책 내용이 시시하다는 말에 화가 난 홍콩 할매가 아이들을 납치한 것.
아이들은 몰랐지만, 홍콩 할매는 한때 잘나가던 무시무시한 귀신이었다. 그런 자신이 안 무섭고, 자신의 이야기가 시시하다는 말에 엄청나게 자존심이 상한 터였다. 하지만 아이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을 터놓는 과정에서 오해가 풀리고 홍콩 할매는 반쪽짜리 능력을 완벽하게 되찾는다.
아이들은 홍콩 할매의 도움으로 무사히 책 밖으로 나오게 된다. 아이들은 한 가지 약속을 서로 철석같이 하고 나오는데, 그건 바로 홍콩 할매를 주인공으로 새로운 책을 세상에 나오게 한다는 것! 공포 동화 덕후인 리지가 대표로 오삭한 작가에게 여러 차례 연락하지만 답이 없다…….
책은 알려 주는 게 많아야 한다고? 아니 무조건 재밌고 봐야 해!
작가님이 안 쓰면 우리가 쓴다! 공포 동화 덕후들의 작가 데뷔기
홍콩 할매는 삼총사네 학교 정문에서 지킴이 할아버지에게 출입을 제재당한 후, 학교에서 마리지 삼총사를 관찰하기 가장 편한 모습으로 변신했다. 홍콩 할매는 사서가 퇴근한 후에 도서관에서 가서 좋아하는 책을 실컷 읽는다. 책 속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온 능력만큼, 좋아하는 책들을 여기저기 꺼내 펼쳐 읽으며 오홍홍홍 웃기도 하고 때론 책들을 쥐로 만들어 복도를 쌩쌩 달리게도 한다.
책 속에서 홍콩 할매가 삼총사 아이들에게 주문했던 건, 자신을 무시무시한 존재로 그려 줄 진짜 공포 동화였다. 홍콩 할매가 그런 주문을 한 건, 자신의 명예와 인지도를 회복하려던 것이지만, 그렇게 됨으로써 공포 동화는 무서워지면서 더 재밌어질 것이다.
책 속에서 사서는 공포물에만 너무 빠진 삼총사의 독서 편향을 고쳐 주려고 한다. 하지만 작가는 사서가 내민 ‘올해의 으뜸 어린이책’보다는 문어봉이 받은 상을 이렇게 재미있게 표현한다. 어린이찐문학상, 어린이창작대빵상, 전국최최고글짓기상, 무서운이야기대박상, 진짜로잘쓰는어린이상. 사서도 작가가 만들어낸 존재이지만 아마도 공포 이야기를 좋아하는 어린이 독자들의 편에 선 듯하다.
한편, 오삭한 작가의 조카인 어봉이를 통해, 삼총사는 오삭한 작가가 더 이상 오싹오싹 공포 책꽂이 시리즈의 후속권을 집필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고 우울해진다. 좌절감과 분노, 화가 가라앉지 않은 홍콩 할매의 눈치를 살피며 쩔쩔맨다. 그때 평소에 자주 메모하며 재미있는 이야기와 에피소드를 찾아다녔던 어봉이의 수첩을 홍콩 할매가 주워 읽게 된다. 많이 읽고, 기록하고, 생생한 에피소드를 취재하러 다닌 어봉이에게는 이미 작가의 새싹이 움트고 있었다.
‘재미’ 덕분에 책에 푹 빠져 본 경험은 공포 동화 덕후 아이들을 독자를 넘어 창작자의 세계로 이끌기도 한다. 여기에 원조 귀신 박사 마리지의 공포 배경 연출법과 톡톡 튀는 기둥이의 아이디어, 시우의 리액션, 또 한 명의 공포 동화 덕후였던 사서 선생님의 지도까지 합해지니 아이들은 참신함이 돋보이는 작가 지망생이 되었다. 어린이 독자들은 이런 신나는 경험을 통해 독자를 넘어 저자의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